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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사랑한다는 말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20010927 - 당신이 주신 사랑 그대로...

by 리스크넷 (이 재훈) 2006. 2. 5.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
하얀 손 수건을 왼쪽 가슴에 달아 주시고는
제 손 꼭 잡고 학교 운동장으로
함께 가셨던 당신을 생각합니다.

학교 생활 잘할까 걱정하심에
다 끝이 날때까지 운동장 벤치에 남아
기다리시며 저를 반겨 주셨던
그 옛날의 당신을 생각합니다.

몸이 아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할때,
늘상 약으로 하루 하루를 견디던 저를 보시고
저 보다 더 아파하며
어쩔줄 몰라하던 당신이셨습니다.

학교 등교길에 행여라도
잘못될까 걱정되어
늘상 함께 교실 문앞까지
그렇게 가 주시기도 했던 당신임을 기억합니다.

옷 투정도, 용돈 투정도
그리고 반찬 투정도 모두 받아 주시며
'그래'라는 말밖에는 모르시는것 같이
묵묵히 어리광을 받아주시던
저의 든든한 후원자 같으신 당신이셨습니다.

이제 당신의 얼굴에도
시간이 야속하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희미한 선들이 내비쳐 보이고 있습니다.

저로 말미암고, 우리 모두로 말미암아
그렇게 깊이 패이기 시작한
얼굴의 주름과 선들이
제가 해 드릴 수 있던 과거의 보답이라면
차마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당신의 자리에 제가 다시 서 있습니다.
제가 서 있던 그 자리에는
이제 막 돐이 지난 제 딸 아이가 대신하며
하나 둘 예전의 제가 했던 모든것을
이 아이를 통하여 다시 보게 됩니다.

진정 그 때는 당신에 대한 고마움도
그리고 미안함도 모르며 지내온 것을
이제와 후회하며 당신에게 고합니다.

당신께서 해 주셨던 그 만큼의 사랑이라도
제가 이제와 딸 아이에게 해 줄 수 있을까
사뭇 걱정도 되어 갑니다.

하지만 하루 하루 이렇게
부모가 됨을 배워가며 지내는 지금이기에,
후회없이 그리고 아낌없이 당신을 닮아가며
당신처럼 딸 아이를 사랑하려합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당신은 '어머님'이 아닌 '엄마'로
아직도 곁에 계시다는것을 말입니다.

당신에게 만큼은 아직도 철없고 어리광 부리는
그런 아들로 남고 싶습니다.

엄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