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9 - 소년이 된 그 아저씨...
한 꼬마 아가씨,
같은 장소 다른 해 다른 시간
사진을 찍었습니다.
참 많이 컸네요 숙녀가 되어버린듯 벌써.
한 꼬마 아저씨,
같은 장소 다른 해 다른 시간
똑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견스럽게 훌쩍 커 버린 소년이 되었습니다.
한 아저씨,
카메라를 들고 어쩔줄 몰라 자리잡고
그 같은 장소 다른 해 다른 시간에
그 꼬마 아가씨를
숙녀가 되어버린 그 꼬마 아가씨를
그 꼬마 아저씨를
어엿한 소년이 되어버린 그 꼬마 아저씨를
마음으로 웃으며 정성껏 사진에 담습니다.
. . . . .
세월의 흐름은
이 아저씨에겐 느낄 수 있는 여유도 없이
그렇게 너무도 빠르게 흘러버렸고,
그 흐름의 무게는
훌쩍 커 버린 두 아이들의 큰 키와
그 옛날 앳띤 구석 모두 없어져 버린
두 아이들의 얼굴이
이 아저씨의 어깨에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매일같이 바라보는 거울속
같은 얼굴 달라가는 모습이었음에도
하나 둘 늘어가는 주름은
왜 보이질 않았는지...
하지만 이 아저씬,
그저 모든것에 감사하며
옛 시간들을 그리워 합니다.
그 아저씨 어릴적
같은 장소 다른 해 다른 시간
또 다른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줍니다.
그 아저씨,
이렇게 50이 훌쩍 넘어 버리고
사진을 찍어주던 그 또 다른 아저씬
이제 80을 향해 앉아 계십니다.
참 그렇게 사는건가 봅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돌이켜보면 그 옛날 아른한 추억들과 기억들이
더 소중히 마음속에서 솟아 오르는건
후회와 아련함이 아플듯 밀려 오는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그렇게 그냥 사는건가 봅니다.
. . . . .
오늘도
50이 넘어버린 그 아저씬,
마음만은 그 옛날 사진을 찍히던 기억속의
그 한 아이처럼
그 시간 뒤로 서 있던 한 소년처럼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니 다시 소년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소년이 된 그 아저씨
.
.
.
.
마냥 눈물이 흐릅니다.
* 모든 우리 아빠들의 자화상입니다.
Canon in D (Pachelbel's Canon) - Cello & Piano By Brookly Duo (출처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Ptk_1Dc2iPY&list=RDPtk_1Dc2iPY&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