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랑한다는 말이 벅차오름을 느낀다.

20210509 - 소년이 된 그 아저씨...

리스크넷 (이 재훈) 2021. 5. 8. 05:21

한 꼬마 아가씨,

같은 장소 다른 해 다른 시간

사진을 찍었습니다.

참 많이 컸네요 숙녀가 되어버린듯 벌써.

 

한 꼬마 아저씨,

같은 장소 다른 해 다른 시간

똑 같이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견스럽게 훌쩍 커 버린 소년이 되었습니다.

 

한 아저씨,

카메라를 들고 어쩔줄 몰라 자리잡고

그 같은 장소 다른 해 다른 시간에

그 꼬마 아가씨를

숙녀가 되어버린 그 꼬마 아가씨를

그 꼬마 아저씨를

어엿한 소년이 되어버린 그 꼬마 아저씨를

마음으로 웃으며 정성껏 사진에 담습니다.

 

. . . . .

 

세월의 흐름은

이 아저씨에겐 느낄 수 있는 여유도 없이

그렇게 너무도 빠르게 흘러버렸고,

 

그 흐름의 무게는

훌쩍 커 버린 두 아이들의 큰 키와

그 옛날 앳띤 구석 모두 없어져 버린

두 아이들의 얼굴이

이 아저씨의 어깨에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매일같이 바라보는 거울속

같은 얼굴 달라가는 모습이었음에도

하나 둘 늘어가는 주름은

왜 보이질 않았는지...

하지만 이 아저씬,

그저 모든것에 감사하며

옛 시간들을 그리워 합니다.

 

그 아저씨 어릴적

같은 장소 다른 해 다른 시간

또 다른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줍니다.

그 아저씨,

이렇게 50이 훌쩍 넘어 버리고

사진을 찍어주던 그 또 다른 아저씬

이제 80을 향해 앉아 계십니다.

 

참 그렇게 사는건가 봅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달려왔는데

돌이켜보면 그 옛날 아른한 추억들과 기억들이

더 소중히 마음속에서 솟아 오르는건

후회와 아련함이 아플듯 밀려 오는건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그렇게 그냥 사는건가 봅니다.

 

. . . . . 

 

오늘도

50이 넘어버린 그 아저씬,

마음만은 그 옛날 사진을 찍히던 기억속의 

그 한 아이처럼

그 시간 뒤로 서 있던 한 소년처럼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니 다시 소년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왠지,

소년이 된 그 아저씨

.

.

.

.

마냥 눈물이 흐릅니다.

 

 

* 모든 우리 아빠들의 자화상입니다.

 

 

Canon in D (Pachelbel's Canon) - Cello & Piano By Brookly Duo (출처 - Youtube)

https://www.youtube.com/watch?v=Ptk_1Dc2iPY&list=RDPtk_1Dc2iPY&index=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