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넷 (이 재훈) 2021. 5. 1. 13:32

바람이 불면 그냥 부는대로

비가 내리면 무심히 그런대로

차갑고 무디었던 마음 한 구석은,

 

좋아 하는 커피 한잔 내려

큰 숨 들이쉬고 

멍하니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그런 마음 다 잡을 수 있는...

 

철 들어가는 내 자신을 마주합니다.

 

뒤돌아 바라보며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한 해 한 해의 기억들과

앳띤 얼굴 하나 둘 사라져버린

아이들의 사진들을 바라보자니

 

목에 잡히는 주름이 마치 훈장인양

잘했다 다독이고 쓰다듬는 안의 내 자신은

슬퍼도 슬픈 척 않으며

오늘도 여기에 앉아 있습니다.

 

철이 채 들지 않은 어른인채로,

문득 묻습니다 내가 믿는 신에게...

 

여기까지 잘 달려왔겠지요,

지금까지 보시기에 잘 살아왔는지요.

 

. . . . .

 

아직도 멀었지요,

그리 들리는 오늘입니다.